• 로그인
  • 회원가입
  • 즐겨찾기

 

 
[경제정보] 좁은 취업문 뚫으려면 ‘변별력’으로 승부를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0-05-26 00:00   조회 : 4,438  
- 대기업 신입사원 학점·출신, 구직자와 엇비슷
‘특별한 경험’ 우대…실무능력·성실성에 가중치 -



취업 시장에서 ‘스펙’이 ‘보통명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구직자가 갖춘 다양한 자격 요건을 뜻하는 이 말은
명문대와 특목고 입시 같은 갖가지 ‘좁은 문’에 두루 통용된다. 다채로운 스펙 쌓기가 주는 심리적 압박이 갈수록
커져 도전 의욕마저 떨어뜨린다. 취업 포털과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통해 ‘스펙 장벽’을 뛰어넘는 노하우를 살펴본다.




1. 난공불락이 아니다, 너무 겁먹지 말라.



인크루트가 최근 취업 1년 미만인 대기업 사원 1077명과 자사 포털에 등록돼 있는 구직자 13만7322명의 스펙을 비교해본 결과, 그 격차는 의외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펙의 첫 번째 요소인 학점은 거의 비슷했다. 대기업 취업의 바늘구멍을 뚫은 신입사원의 평균 학점은 3.5점, 일반 구직자는 3.4점이었다. ‘학점 인플레’와 맞물려 학점의 차별성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또 신입사원의 절반이 넘는 52%가 비수도권대 졸업자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수도권 대학 출신자 선호는 여전하지만, 출신 대학이 절대적 조건은 결코 아니라는 뜻이다.



영어 성적에서도 압도적 차이는 찾아보기는 어렵다. 토익 기준의 영어필기 점수는 신입사원 쪽이 약 40점 정도 높았다. 영어말하기 점수(토익스피킹 기준)도 신입사원은 161점으로, 구직자 평균(145점)을 조금 앞섰다.



점수로 평가되지 않는 영역에선 양쪽의 차이가 컸다. 국외연수 등의 경험을 가진 비율은 신입사원 쪽이 56.5%로 구직자(28.7%)의 두 배에 이른다. 봉사활동 경험자의 비율 또한 각각 29.1%와 19.6%로 집계됐다. 반대로, 보유 자격증 수에선 평균 2개인 구직자들이 신입사원(1.5개)보다 많았다.





2. 당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살려라.


‘창조적 경쟁력’에 목말라하는 기업들은 늘 구직자의 특별한 경험에 깊은 관심을 쏟는다. 지에스칼텍스가 최근 뽑은 직원 가운데는 전직 언더그라운드 가수와 프로게이머 등이 포함돼 있다. 베트남 시골농장의 체험과 국외봉사활동이 눈길을 끌어 취업 문턱을 넘어선 직원도 있다. 지에스칼텍스 인재개발실 김성애 대리는 “다양하고 참신한 신입사원을 통한 조직의 창의성 제고와 조직 문화 활성화”를 특이 경험자 우대의 이유로 들었다.



에스티엑스(STX)건설도 최근 스펙에선 조금 떨어지지만, 다양한 국가를 방문한 경험으로 글로벌 인맥을 쌓고 자신감을 높인 직원을 채용했다.





3. 실무와 성실로 승부하라.


채용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면접이 실무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엘지전자가 최근 도입한 문서처리 시뮬레이션이 대표적 사례다. 즉시 처리해야 할 사안이 담긴 보고서 등의 자료를 주고 두세시간 안에 ‘해답’을 내놓게 하는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 평가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업무 모의체험인 ‘시뮬레이션 엑서사이즈’ 게임, 비즈니스 케이스 인터뷰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새 인턴 제도에 ‘실무형 신입사원 채용제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에 못지않게 가중치가 높은 항목이 성실성이다. 잡코리아는 1분기 채용공고 1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인재의 덕목(복수응답)이 ‘성실성(74.5%)’으로 나타났다. 책임감(45.3%)이나 열정(37.8%), 도전정신(31.4%) 등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4. 인턴을 적극 활용하라.



인턴은 올 상반기 공채 시장의 핵심 ‘열쇳말’이다. 삼성과 엘지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의 전 단계로 인턴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턴제도로 신규채용을 대신한 업체들도 드물지 않고, 인턴의 정규직 채용 비율이 70~80% 선에 이르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그에 비례해 기업들의 인턴 채용 절차가 신입공채에 버금갈 정도로 까다로워지고 있다. 면접과 달리, 일정 기간 기업 실무자들과 몸으로 부대끼는 기회인 만큼 실무능력과 성실성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취업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이른바 ‘취업연령 상한선’(남 31, 여 28살)을 넘은 구직자에겐 인턴 공략의 유용성이 더욱 크다.



=박중언 기자 /한겨레신문